매달 선착순으로 진행되는 여의도 마사지 이벤트를 챙기려다 꽃등심이 아니라 군번을 완벽하게 놓치는 경우가 있다. 안내 페이지에 적힌 약관을 끝까지 읽지 않아서 벌어진다. 사무실 책상에 앉아서 엑셀의 숫자만 보다 오후 늦게 전화기를 들고 수화기를 누르는 순간 이미 접수 마감이라는 안내 녹음이 흘러나온다. 이벤트 문구를 대충 훑고 여석이 남았을 거라고 가정하면 계좌에서 돈만 빠져나가고 셔츠 깃만 구겨진다.
이런 기획전은 보통 특정 시간대 혹은 평일 오후에만 접수를 푼다. 아침 출근길에 틈날 때 잠깐 홈페이지를 띄워놓는 정도로는 이 구조를 뚫을 수 없다. 것도 모르고 퇴근 무렵에 앱을 열어보면 남은 자리는 없다. 예약 항목에 부결이라는 붉은 글씨가 떠 있을 때 굳이 전화해서 떨어진 이유를 묻지 마라. 안내 문구 하단에 분명하게 적혀있는 문장을 놓친 것은 예약자의 불찰이다.
때때로 잔여 자리가 발생하는 순간이 있다. 누군가 불가피한 야근으로 인해 매니저 요청을 통해 일정을 취소한 틈이 생기는 것이다. 그 찰나의 틈을 노려 수시로 새로고침을 하며 모니터에 화면을 고정하는 사람들도 있다. 마우스 클릭 한 번의 차이로 순서가 갈린 달에 한 번씩 부결난 경우들만 목록에 쌓여간다.
업무 종료 직후 칼퇴를 위해 수첩에 일정을 덮고 오피스텔로 직행하는 것이 오히려 계좌 잔고에 득이다. 차라리 기본 정가를 지불하고 아무 걱정 없이 매장을 방문하라. 무리해서 경로당 줄서듯 기다릴 필요 없이 더블룸 침대에 머리를 묻고 눈을 감는 편이 속 편하다. 몸이 피곤해서 찾는 곳인데 할인 잔씨리 계산하다 오히려 뼈가 더 상한다.